저출생 해법될까?…'학원 뺑뺑이' 대신 학교가 학생 돌본다

입력 2024-02-05 14:08   수정 2024-02-05 14:12


올해부터 모든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방과 후 맞춤형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원하는 학생은 오후 8시까지도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의 일환이다. 늘봄학교는 다음달 전국 2000개 학교를 시작으로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교육부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하남시의 신우초등학교에서 9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규수업 외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존의 돌봄과 방과후 수업을 통합한 형태다. 지난해 시범 도입돼 올해부터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추진안의 핵심은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돌봄 공백을 없애는 것이다. 초 1~2는 오후 1시께 정규 수업이 끝난다. 3~4시까지 일정이 있는 어린이집보다도 귀가 시간이 빠르다. 집으로 오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한쪽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워킹맘이 퇴사·이직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때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 사각지대를 해결하기로 했다.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1학년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무료로 제공한다. 2025년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확대하여 맞춤형 무료 프로그램을 2시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초 1의 성장·발달 단계와 학부모 수요 등을 고려해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학교에 빨리 적응하고, 놀이 중심의 예·체능 활동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1학기에는 2000개교 이상,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희망하는 1학년 모두가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원 대상을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돌봄 체제에서는 돌봄교실 신청에 우선순위가 있었으나, 늘봄학교에서는 신청 우선순위, 추첨, 탈락 등이 없다. 맞벌이 가정 등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초등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과 그 밖의 돌봄은 무료다. 놀이 중심 프로그램 등 다른 늘봄 프로그램은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저소득층에게는 수강권이 지급된다. 아침과 저녁돌봄도 제공된다. 이용시간이 오후 1~5시에서 정규수업 전 아침, 정규수업 후 최장 오후 8시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아침·저녁 돌봄은 교육청 학교별 여건에 맞게 제공하되, 저녁늘봄 참가 학생에게는 저녁식사까지 제공된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교사 업무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행정업무 부담 해소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먼저 올해 1학기에는 과도기적으로 기간제 교원 2250명을 선발해 늘봄학교에 배치한다. 2학기에는 교육청별 여건에 따라 공무원·퇴직교원·교육공무직 등에서 선발한 '늘봄실무직원'을 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기존에 교사가 맡았던 방과후·돌봄 업무 등 모든 늘봄학교 관련 행정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내년에는 모든 학교에 늘봄학교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설치된다. 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의 경우 지방공무원이 '늘봄지원실장'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늘봄학교 확대로 저출생, 사교육비 등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출생의 큰 원인으로 양육비 부담이 꼽히는 만큼 학교 돌봄을 강화해 사교육비를 절감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늘봄학교 전국 확대는 꼭 추진해야 하지만 지역, 학교별 여건이 모두 달라 쉽지 않은 과제"라며 “교육부, 교육청, 학교 등 교육당국도 노력하겠지만, 선생님, 학부모, 지자체, 관련 기관, 단체 등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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